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희망합니다

더 자세히 보기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 표지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
La Chine et le Japon au temps present (1867년)


역사 > 중국사, 일본사
하인리히 슐리만 지음 | 이승희 옮김
214쪽 | 9,800원
ISBN: 978-89-90809-10-0
2005년 9월 27일 출간


[서점 링크] 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책 소개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 슐리만이 1865년에 청나라와 일본에 40여 일간 머물면서 기록한 기행문. 그는 청나라와 에도시대 일본의 거리와 상점가 풍경, 사람들의 생활상을 꼼꼼하고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보고 들은 것에 대한 피상적인 기록에 그치지 않고 그 민족의 역사나 당시 정세 속에서 관찰했다.

슐리만의 중국 여행의 감상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이를 통해 아편 전쟁 이후 서구 열강의 외압 아래 중국이 피폐해지고 몰락해가는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슐리만은 베이징을 둘러본 감상을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몰락하고 타락한 인종이 거주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위대하고 창조적인 민족이 살았으며, 지금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거리에 단층의 초라한 오두막만 보이지만 옛날에는 화려하게 포장된 거리들과 커다란 집들 그리고 위풍당당한 궁궐들이 있었다는 말이 맞기는 한 것 같다.”

슐리만은 확실히 일본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던 듯, 중국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일본의 의식주 생활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청결한 민족”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남녀혼욕 문화를 보고는 아연실색한다. 30,40명의 벌거벗은 남녀들을 보고 “아이고, 이 가련한 중생들아!”라는 외침이 그의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다.



✦ 지은이

하인리히 슐리만 (Heinrich Schliemann)

1822년, 북독일의 노이부코에서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작은 마을의 이장 딸로 교양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여성이 었으나, 그가 아홉 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 한편 고고학에 흥미를 갖고 있던 아버지는 어린 슐리만에게 호메로스의 서사시나 폼페이의 비극 등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소년 시절은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소매점 사환으로 일하면서 부기 공부를 했다.
그가 미국으로 가기 위해 범선에 오른 것은 19세 때의 일이다. 불행 하게도 배는 난파하였고, 슐리만은 네덜란드의 한 모래톱으로 떠밀려가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암스테르담에서 생계를 꾸리는 한편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등을 익혔다.
한편 상업적 재능도 뛰어나 29세에 암스테르담 무역상의 자리를 얻었는데, 이때 그의 시선은 ‘동쪽’ 러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러시아어를 독학한 지 6주 만에 모스크바의 인디고(남색 염료) 상인들과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그 성과를 토대로 페테르부르크로 가서 겨우 1년 만에 독립하여 자신의 가게를 열고, 또한 골드러시를 맞은 미국에 은행을 소유하는 등 국제적인 대상인이 되어 큰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1863년, 41세 때 오랜 꿈이었던 트로이 발굴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만다.
1865년 3월, 그는 세계유람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의 여정은 인도에서 카이로, 홍콩, 나아가 상하이로 이어졌고, 이 책에 쓰인 중국 과 일본을 여행하게 된다.
그 후 미국 동해안에서 하바나, 멕시코를 지나 이듬해인 1866년 파리에 도착한 슐리만은 다시 고교학을 공부하였고, 2년 후에는 학위를 취득했다.
1873년 당시 호메로스의 트로이와 프리아모스의 보물이라고 믿었던 유적지와 황금보물을 발견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았다. 그는 계속해서 기원전 지중해 일대의 역사를 밝히는 데 대단한 기여를 할 유적지들을 발굴했다. 말년에 그는 하우프만 뵈티허로부터 트로이 성채가 거대한 화장터일 뿐이고 고의로 유적을 파괴했다는 부당한 공격을 받기도 하고, 또 자신이 발견한 것이 프리아모스의 성채와 보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심한 정신적 충격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나폴리 여행 중에 숨졌다.
그의 유해는 그리스 아테네에 묻혔다.



✦ 옮긴이

이승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독일에서 고대 문명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교 연구를 계속하면서 틈틈이 책을 번역 소개하고 있다.



✦ 목차

머리말


청나라편 1865년 5월 3일

1장 텐진으로 가는 길
청나라 세관에서 일하는 서양인들


2장 옛 영화를 간직한 몰락의 도시, 베이징
수레를 타고 베이징으로
베이징의 호화로운 거리의 두 얼굴
도시 구경에 나서다
운구 행렬과 결혼식 풍경
옷은 초라해도 신발은 화려하게
도박을 좋아하는 청나라인
옛 영화는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한 궁궐들
경극을 구경하다
와인 대신 화주와 함께 한 저녁식사


3장 가장 위대한 건축물, 만리장성
위대하고 창조적인 민족의 삶은 흔적만 남아
청나라사람들의 이방인 구경
만리장성을 오르는 험난한 길
만리장성의 위용에 감탄하다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묘비가 되다
친절하고 소박한 구베이커우 사람들


4장 상하이, 전통과 서양 문물의 혼돈 속에서
텐진에서 상하이로
조상의 산소는 신성 불가침 영역
상하이 개항, 그 후
한밤의 극장 풍경
바다의 무법자, 해적선


일본편 1865년 6월 28일 에도에서 일본 여행기

5장 천황의 나라, 일본을 향하여
요코하마에 닻을 내리다
청나라와는 모든 게 다른 일본 – 벌거벗은 사람들
‘닛폰 무스코’의 명예


6장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 요코하마
일본인은 원예에 진정한 명수
간소하고 청결한 살림살이
일본 여성의 미 가꾸기
남녀노소가 함께 목욕하는 나라
공창은 일본 주 수입원의 하나
쇼군의 행차


7장 양잠의 도시, 하치오지
소박하고 께끗한 일본의 사찰
양잠 마을을 지나 히라마치다로


8장 에도, 그리고 두 얼굴의 일본인
호위무사들의 수행을 받으며 에도를 방문하다
몸에 문신을 많이 하는 나라
집집마다 연못과 정원을 가꾸다
미국 대리공사 포드먼 씨와의 만남
일본 땅 대부분을 소유한 다이묘의 권력
두 세습 통치자 쇼군과 미카도
성호와 높은 담으로 둘러싸운 쇼군의 성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에도의 외국인들
일본의 명품: 도자기, 검, 활과 화살
비단 제품 가게
명성 사찰에서 본 귀족의 애첩 초상화에 놀라다
이해할 수 없는 성속의 어우러짐
바넘 씨도 놀랄 팽이 곡예
대극장
남녀가 함께 외설극을 즐기는 일본인
단고자카의 언덕에서 에도를 감상하다
일본의 사당과 대장간
새벽 예불
일본의 신분 구조
에도의 인구는 약 250만에서 300만명
문명은 최고 수준 도덕 관념은 저급
정탐과 감찰로 권력을 유지하는 쇼군 정권
외국교역의 이익은 소수 고급 관리만 차지
에도에서의 마지막 날


9장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로


하인리히 슐리만 연보
옮긴이의 말



✦ 책 속에서

공중목욕탕은 옷을 얹어놓을 수 있게 측벽에 벽감이 설치된 커다란 욕실로 되어 있다. 욕실 한켠에는 불 때는 곳과 연결된 관을 통해서 나오는 뜨거운 물이 담긴 큰 통이 놓여 있다. 욕실은 전면이 거리로 개방되어 있다. 남성, 여성, 중성을 구분하지 않는 일본어 문법의 특성이 이곳 일상생활에도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동틀 때부터 밤이 찾아올 때까지 공중목욕탕에는 선악과를 따먹기 전의 우리 선조와 똑같은 몸차림으로 남녀노소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다. 각자 물통에 뜨거운 물을 담아서 온몸을 세심하게 닦은 다음 다시 옷을 챙겨 입고 각자 제 갈 길을 간다.